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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t/그 외

20160110 슈가 트위터

안녕하세요 슈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의 휴가에 대해 궁금해 하시더라

간단하게 말하자면 많이 걷고 많이 자고 많이 생각했다

믹스테잎을 작업하기 전 생각 정리를 하고 싶어 여행이 가고 싶었다 꼭 가야하는 곳도 있었고

24살 방탄소년단 슈가가 아닌 24살 민윤기로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지금하는 이야기들은 가수와 팬

방탄과 아미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난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서늘한 사람이고 싶었다

어느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생각을 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감정을 보이는 건 누군가에게 지는거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렇다 나는 나의 아버지처럼 살고 싶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기쁜일이 있을수록 주위를 둘러 보라고 했다

기쁠수록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야한다고.

아니쥬로 첫 일위를 한 날. 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난 매순간 기뻐도 기쁘지 않은 척 슬퍼도 슬퍼하지 않은 척 좋아도 좋지 않은 척 강한척 냉정한 척. 매순간 '척'을 하며 살아 왔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지만 슬픔은 나눈다고 줄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이라는 걸 알았지만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게 맞는거라 생각한 것 같다.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느날. 아버지와 단둘이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윤기야 넌 아빠처럼 살지 마라

참 많은 말들이 담겨 있는 말이였다

 

휴가 첫날. 난생 처음 '가족'과 함께 술을 마셨다.

집을 떠나 산지 6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여태 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렇게 강하고 냉정하다고 생각했던 아버지도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아파하줄 알고 슬퍼할줄 알며 기뻐할줄 알며 사랑할줄 아는...

 

연습실에 만든 1.5평 나의 작업실은 나에게 넓은 초원이자 좁은 감옥이였다

뭐든 할 수 있는 동시에 뭐든 할 수 없었다. 생각없이 20시간 음악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앉아 20시간 생각만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가사를 쓰기 시작한 나이는 13살

좋은 음악을 들으면 미치듯이 설레었고 무엇보다 기뻤다

음악은 나에게 희망이자 기쁨이였다

나도 누군가의 희망이자 기쁨이 되고 싶었다. 내가 어릴적 동경하는 그들처럼

 

난 사실 부딪혀서 아프기보단 차라리 외면하는 성격이다

누군가 상처받는게 싫고 나 또한 상처받길 원하지 않는다

'never mind'의 부딪힐것 같으면 더 쎄게 밟아 임마

그말은 어쩌면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였을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을 대할때 가장 슬퍼질때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대할수 없는 내 자신을 마주 할 때이다

누구하나 상처주고 싶지 않은데 그러지 못할 때가 생긴다

난 아직 한참 부족한 사람인것 같다

 

고베 콘서트 둘째 날.. 그날 이후 난 깊게 잠을 자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 때문일까 항상 잠들면 식은 땀과 함께 잠에서 깬다

 

이미 한번 무대에 서지 못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줘 본 적이 있기에 무슨일이 있어도 올라가겠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말렸다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상황에 정말 펑펑 울었다

울면 지는건데

 

나에게 있어서 나의 슬픔을 참는 건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슬픈 건 매우 힘든일이다 난 다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그 날 무슨일이 있어도 무대에 섰을 것이다

 

그래서 가야하는 곳이 생겼었다

나는 휴가동안 고베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가지 않으면 내가 나에게 떳떳하지 못할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갔다 고베로

 

공연을 했던 공연장을 공연이 끝나고 따로 찾아 간 적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첫번째는 레드불렛 첫 콘서트를 끝내고 새벽에 찾아갔던 악스홀

두번째는 무대에 못했던 고베 월드 기념홀

 

난 무뎌지는게 너무 싫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이 영광스러운 날들을 당연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무뎌지기 싫었다 그래서 다시 찾아 갔었던 악스홀

 

난 무대에 서는게 너무 좋았었고 아직도 좋다

17살때 난 관객 2명 앞에서 공연을 할때도 떳떳하게 눈을 마주하고 공연을 했었다

하지만 데뷔 이후 난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자신이 부족하단 걸 내가 더 잘 알아서였을지도.

 

그리고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첫 공연날

난 오랜만에 관객들과 떳떳하게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무대에 서지 못했던 고베 두번째 날 그날 이후

난 다시 떳떳하게 많은 사람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찾아 간 고베, 그 공연장

난 도착한 시간부터 우리의 공연이 시작하던 그 시간까지

주변을 계속 서성였다

티켓팅 부스에서 입구 그리고 공연장 구석구석

난 당신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었다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기쁨 공연을 기다릴때의 설렘 슬픔 원망 분노 안타까움 등등

난 당신들을 이해하고 싶고 이해한다

그러기에 미안하고 죄송하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라

나약하지만 강한척 하는 인간이라

다시 한번 난 부족한 인간이라는 걸 느꼈다

 

종교는 없지만 그 자리에서 기도했다

어차피 끝은 정해져 있는 일

끝이 있더라도 이 감정 이 마음 무뎌지지 말자고

 

매순간 혼자이고 싶었던 나에게 여러분들은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이와 성별 국적과 종교 당신이 어떤 언어를 쓰는지 그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어리던 말던 나이가 많던 아이가 있던 상관없다고 이미 말한적 있지 않은가

나와 우리 방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미이다

 

예상치 못하게 뮤직뱅크 방송이 잡혀 예정보다 하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날

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다시한번 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며 매순간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4살 민윤기는 그토록 되기 싫었던 어른의 문턱 코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였다

 

 

 

축복받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미

표현이 서툴어 항상 말은 못하지만 이렇게  시덥잖은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제 생각을 전달하네요

부족한 인간이기에 매순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