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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t/그 외

Skit : On The Start Line

 

연습생
어찌 보면 나 자체이지만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말
어딘가에 속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하고 있지도 않은
그런 시기, 과도기

내가 그 연습생 신분으로
살면서 가장 곤욕스러웠던 건
친척들과 친구들의 언제 나올 거냐고
데뷔 언제 할 거냐고 하는 그런
그 질문들이었다
나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나도 모르니까
나도 그 답을 알 수 없으니까

자신감과 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 곳에 왔지만
나를 기다리던 건 정말 다른 현실
아직도 3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나가면 가요계를 정복해버리겠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확신을 찾다가도
막상 PD님들과 선생님들께 혼나고 나면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정말 먼지밖에 안되는 것 같은 그런 기분
꼭 마치 내 앞에 푸르른 바다가 있다가도
뒤를 돌아보면 황량한
사막이 날 기다리는 것 같은 그 기분

정말 그런 모래시계 같은 기분에서
그 기분 속에서
나는 내 연습생 3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데뷔를 앞두고 있다

내가 데뷔를 하더라도
아마 다른 바다와 다른 사막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치만 조금도 두렵지 않다
분명 지금 나를 만든 건
지금 내가 본 바다와 그 사막이니까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봤던 그 바다와 그 사막을

나는 연습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