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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美데뷔전 치른 '방탄소년단' 단독 인터뷰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데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시상식에 초청된 20팀 중 유일한 아시아 뮤지션이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K팝 공연이 펼쳐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AP=연합뉴스

 

성공한 스타를 만나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방탄소년단’처럼 정상에 있는 팀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미·빌보드와 함께 미국의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로 인상적인 미국 데뷔전을 치른 방탄소년단의 스케줄표는 촘촘하게 조율돼 있었다.

공연 다음날인 20일(현지 시각)에도 본지 인터뷰 이후 곧바로 일본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미국의 패션 잡지 ‘보그’의 화보 촬영까지 예정돼 있다고 했다. 마음이 바쁠 법 한데도, 국내 언론과의 유일한 인터뷰라는 걸 의식했는지 인터뷰 내내 이들은 신중하게 답을 고르고 또 골랐다. 7명의 멤버들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책상 위에 손을 올린 채 골똘히 생각하고 답했다.

리더 RM을 비롯,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7명의 신중한 청년들과의 인터뷰를 그대로 옮긴다.

 

/AP=연합뉴스

 

◇가장 미국적 시상식 무대로 美데뷔…“쇼의 한 축으로 존중받았다”

―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 무대에 서보니 기분이 어떻던가?

RM>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웃음).”

― 너무 모범생 같은 대답 같다(웃음). AMAs는 그래미나 빌보드와 함께 3대 시상식인데 그 중 가장 미국적인 시상식으로 꼽힌다. 거기에 한국가수가 초대받은 건 대단한 일인데. ‘실감나지 않는다’는 것 이상의 감회가 있을 것 같다.

제이홉> “AMAs는 영상으로만 보던 시상식인데 거길 직접 와 가지고, 무대(에서 공연)를 하고, 굉장히 특별하게 많은 팬분들 오셔서 응원해주시고 해서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한 거 같다. 영광스러웠고,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내년에 또 와서 AMAs에서 좋은 스테이지를 한다면 그거도 또 좋고 멋있지 않을까 한다. 팬분들께 감사한다.”

RM> “말씀하신 대로 가장 미국적인 시상식이 AMAs이지 않나? 그래미나 빌보드 못지 않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상식에서 우리를 아시아에서 온 좀 신기한 애들로 소개하는 게 아니라 그냥 쇼의 한 축으로써 존중해주고 대우해준다는 느낌을 엄청 받았다. 공연 순서가 17팀 중에 16번째였다.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은) 다이애나 로스 바로 전에 우리 공연을 할당한 것도 그렇고, 미국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체인스모커스’가 우리를 프리젠팅(Presenting·소개) 해준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면에서 ‘그냥 한번 와서 해봐라’가 아니라, 우리에 대해서 잘 알고 존중해주고, 오랜 시간 우리를 위해 준비해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6개월 만에 트위터 팔로워수가 2배 증가… 1000만명 돌파

이들의 대화법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팬을 지칭할 때 꼬박꼬박 ‘팬분’이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팬 없이 생존하기 어려운 아이돌 그룹만의 표현법 같았다.

― 지난 5월 빌보드어워드 수상부터 시작해 AMAs까지 급격하게 위치가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본인들 스스로는 이 속도가 실감이 나는지?

진> “작년에 한국의 연말시상식(CJ E&M에서 주최하는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에서 첫 대상을 받았다. 멤버들이 다 같이 얼싸안으면서 눈물 흘린 게 1년도 안됐는데. 그 사이에 빌보드어워드에서 상을 받고, AMAs 공연까지 하게 됐다. 우리도 정말 체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온 거 같아서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 데뷔를 한 지 4년 됐는데.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게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훅 지나갔다.”

RM> ”소셜미디어 중 우리의 자랑이자 주력은 트위터다. 트위터가 우리에겐 가장 쓰기 쉽다. 그 트위터에서 팔로워수가 6개월 전에는 500만명이었다. 지금은 1000만명(방탄소년단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21일 현재 약 1030만명으로 한국 계정 중 가장 많다)이 넘었다.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5년을 썼는데, 순식간에 그 수가 두 배가 늘어난 거다. 6개월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거기다 ‘빌보드 핫100(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발매한 새 앨범 타이틀곡 ‘디엔에이(DNA)’로 이 차트에 85위로 진입했다. 한국어 노래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은 세계 아티스트 누구나 꿈꾸는 차트다. 미국 데뷔를 AMAs에서 한다는 것 자체도 우리도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영광이자 특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100% 팬분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런 팬덤 처음 본다(웃음).

― 방탄소년단의 특징 중 하나는 이른바 ‘학교3부작’, 그리고 ‘청춘연작’이라고 불리는, 그러니까 한 주제를 잡아서 그걸 중심으로 연작 형식의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이 한 명의 사람으로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콘텐츠화됐다. 방탄소년단의 성장사가 곧 방탄소년단의 콘텐츠인 셈이다. 이런 성장 서사가 본인들의 지금 삶과 얼마나 일치한다고 생각하는가?

슈가> “우리 음악의 가사가 100% 우리 경험이라고 할 순 없다. 그래도 우리 경험이 굉장히 많이 녹아있는 가사들인 건 맞는다. ‘점프’ 등등 곡을 너무 많이 발표했는데(웃음). 그렇게 곡을 많이 낸 게 결국은 우리 세대, 나이대의 현 시대를 이야기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한 거 같다.”

RM> “우리 데뷔곡이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이란 노래다. 이 곡을 들어보면 거기서 계속 반복되는 문구가 ‘얌마 니 꿈은 뭐니?’ 라는 가사이다. 그 당시에 정말 내 친구들이 20살 언저리였다. 고등학생도 있고, 갓 대학생이 된 형도 있었고. 그런데 꿈이 없는 친구들이 이해가 안됐다. 그 친구들이 왜 방황하는지에 대한 화가 나 있었던 마음을 그대로 가사에 썼다. 그런 것처럼 우리의 가사가 지금 또래나 10대 친구들의 삶과 맞물린 지점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공감을 많이 해준다고 생각한다. ‘데인저(Danger)’라는 노래를 낼 때는 ‘우리가 더 잘 못 되면 곤란해지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이니드유(I Need You)’라는 노래를 낼 땐 팬을 많이 모으기도 했다. 가수가 자기 노래 제목 따라 간다더니(웃음).”

― 팬들이 그야말로 전 세계에 퍼져 있다. 한국 외에 여러 나라 팬들 중에 가장 열정적인 팬들은 어느 나라인가?

슈가> “브라질! 어제 있던 AMAs 관객들 에너지의 거의 10 배쯤 되는 것 같다. 공연이 시작하면 땅이 울릴 정도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노래를 다 따라 부른다. 브라질 팬들을 봤을 때의 충격은 정말. 엄청났다.”

RM> “삼바, 축제, 열기 이런 게 진짜 맞는 것 같다. 우리가 공연하는데 플래시몹(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단체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100명 정도가 한꺼번에 해버린다. 관객의 열기에 잡아먹힐거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뷔> “그분들(브라질 팬들)도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춤을 춘다. 무대에서 관객석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짜릿한 부분이 있다.”

진> ”축제의 현장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웃음).”

 

/AP=연합뉴스

 

◇직접 작사·작곡하는 아이돌의 고민은?

―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드는 아이돌이기도 하다.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점을 가장 염두에 두는가? 트렌드? 사운드? 가사?

슈가> “어느 하나 포기할 수는 없지만, 그 모든걸 동시에 고민한다는 말이 맞겠다. 트렌드와 메시지, 사운드 모두 다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우리는 곡을 만들 때 프로듀서들이랑 굉장히 많이 붙어있는다. 작업도 많이 한다. 앨범을 만들 때는 스케쥴을 아예 ‘오프(Off)’한다. 곡 작업만 한다. 소속사에서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스케쥴만 하고 곡 작업을 하도록 배려를 해준다. 그래서 열심히 곡 작업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다(웃음). 곡 작업의 중요성과 그게 이 팀에 주는 영향력을 회사에서도 생각해준다.”

RM> “타이틀곡은 20~30명씩 달라붙어 만든다고 봐야 한다. 노래의 파트 분배도 생각해야 하고, 트렌디한지도 생각하고,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곡인지도 생각해야 하고, 정체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회사에서) 그만큼의 중요성을 알고 곡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나 싶다.”

― 본인들은 스스로 성공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제이홉> “기본적인 요소들이 있을 것 같다.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퍼포먼스도 있었다. 음악을 듣는, 그리고 보는 사람들이 열광을 했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를 믿고 따라주신 팬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오지 않았나 싶다. 팬분들의 힘이 컸기 때문에, 이런 시상식에 온 거 같다. AMAs에 오고, 미국 와서 쇼에 나가면서도. 현장을 가 봐도 팬분들이 진짜 열광을 해주신다. 팬들의 영향력이 성공의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RM> “우리가 팬들이 어떻게 모이게 한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음악, 퍼포먼스, 의상, 뮤직비디오, 소셜미디어 콘텐츠들 전부 다 있다. 음악 안에 있는 진심이 모여서 그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여러 군데의 입구를 만들어 놓은 거 같다. 팬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입구를. 퍼포먼스로 들어올 수도 있고, 음악이 좋아서 들어온 사람들도 있고, 종합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 같다.”

슈가> ”아이돌은 팀의 조화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잘 되야지 본인이 잘된다. 7명 전원이 그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생각을 하고 간다는 게 우리의 힘인 것 같다.”

RM> “어떨 때는 소셜미디어도 개인계정 쓰고 싶은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단체 계정을 썼을 때 시너지가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포기했다.”

제이홉> ”그 덕분에 빌보드 가서 그걸로 상도 받은 것이고(웃음).”

◇소셜미디어 활용이 성공 비결 “개인계정 없다”

―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더라. 본인들은 처음에 ‘방탄밤(Bomb)’ 같은 영상 콘텐츠 만들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진> “‘방탄밤’은 평소 우리가 생활하는 모습을 찍어서 그대로 올리는 경우다. 그걸 찍을 때 일상적인 장난을 많이 치긴 하는데 그걸 올리는 거다. 많은 공을 들여서 바로 바로 찍고 그걸 일주일에 한번씩 올리는 게 힘들긴 하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대기실에서 치는 장난이나 소소한 것들도 많이 올렸다. 그런데 평소 우리의 일상을 올려주는 부분에서 팬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슈가> “예전엔 소셜미디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를 시작했을 때 득도 있겠지만 리스키(risky)한 부분이 좀 더 많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래도 이걸 하면서 느낀 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구나, 하는 것이다. 멋지고 귀엽고 잘생긴 모습들은 TV 나 다른 매체들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팬분들은 그 이외의 모습들을 더 궁금해하는 것 같다. ‘방탄밤’은 우리의 일상에서 밀착해서 무대 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도 친구한다. 그냥 일처럼 일정 패턴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마음 내키는 대로다. 올리는 주기도 빠르고. 그래서 우리 소셜미디어를 좋아해주시는 거 아닐까 싶다.”

지민>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자주 이용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계정 하나를 멤버 7명이 다 같이 쓰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다(웃음). 다 같이 쓰는 것의 장점이랄까. 더 자주 이용하게 된다.”

슈가> “한 계정을 쓰면 하나의 팀이라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보일 수 있고(웃음).”

RM> “요즘은 (우리들 말고도) 다들 많이 하는 것 같다. 소셜미디어도 형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올리고 싶은 사진이나 영상, 음악을 ‘우리가 올리고 싶어서 올린다’는 느낌을 주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뷔> ”데뷔 후로 올린 트위터 글이 1만개가 넘더라. 지금까지 발표한 곡이 100곡이 넘어가고. 그런 곡들이 쌓이다 보니까, 지금 보면 노래나 멜로디 보면 후회되는 경우도 많다. 부끄럽고. 그 당시에는 근데 다 진심으로 한 노래들이니 그 나름대로 멋있다고 생각한다.”

― 소셜미디어로 본인들의 사생활까지 너무 많이 노출된다는 부담은 없는지?

정국>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다.
슈가>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있으면 서로 이야기해서 안 내보낸다(웃음).”

RM> “나 같은 경우는 그런 부담이 약간 있긴 하다. 너무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나갈까 봐 좀 걱정은 된다(웃음).
슈가> “팬들은 그런 무방비한 모습도 좋아하긴 한다(웃음).”

― 본인들의 개인 계정은 없는가? 팀 계정 이외에는 노출되지 않는 거 같던데?

슈가> “없다. 한 계정을 그냥 다 공유해서 쓴다.”

 

/AP=연합뉴스

 

◇힘들기로 유명한 군무 “안 힘든 노래가 없는 것 같다”

―아이돌 중에서도 특히나 “빡센” 칼군무로 유명하다. 본인들 생각에 제일 난이도 있던 안무는 어떤 것이었는가?

RM> “데인저(Danger). 저는 춤을 안 추는 파트가 많아서 사실 잘 모르겠다(웃음).”
뷔> “다 힘들었다. 옛날부터 매번 나올 때마다 역대급이라고(웃음).”
제이홉> “하나만 뽑자면 ‘피땀눈물’…. 아직도 콘서트에서 그 곡을 추면 체력 소모가 굉장히 많다. 동작도 굉장히 높은 난이도가 있고.”

지민> “멤버들마다 다 다른 것 같다. 난 ‘마이크드랍(MIC Drop)’이 진짜 힘들었다.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춰야하는 부분이 많다. 개인 차가 좀 있을 거 같다”

뷔> “‘위아불릿프루프 파트2(We Are Bulletproof pt2)’도 추가(웃음). 근데 안 그런 노래가 거의 없는 거 같은데(웃음).”

―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비중이 늘면서 곡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다.

RM> “가사를 쓸 때도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 신문도 많이 보고, 책도 읽으면서 사회 현상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한다. 또 가사를 쓰면 여성학 교수님처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주변 전문가 분들에게 검수를 받기도 한다.”

― 학교폭력을 근절하자는 유니세프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시작하게 된 건가?

RM> “우리 나름의 음악적 지향성이 있다. 폭력이라는 문제가 젊은 친구들이랑 가장 밀접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캠페인 이름이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사회에 많이 환기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폭력을 근절시킬 수 있는 첫 스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슈가> “캠페인 시작하면서 우리가 이야기를 하건 우리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좋은 데에 쓰고 싶다는 것이다. 좋은 캠페인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멤버들 만장일치로 그 캠페인에 참여하자고 했다.”

― 아이돌 가수 중에선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이 꽤 많은 것 같다. 신문도 자주 본다고 들었다. 그런 것이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되던가?

슈가> “팬분들 역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모르면 안 되는 것 같다.”

RM> “어찌됐든 데뷔 때부터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음악으로 우리 이야기를 한다는 거다. 우리 또래의 이야기. 그러니 그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을 둘러싼 사회현상을 모를 수 없다. 사회 현상 전반에 대해서 모르면, 그런 내용을 담은 가사를 쓸 수가 없으니까.”

― 아이돌로 살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면?

슈가> “얻은 것은 이 나이대 사람들이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경험들. 잃은 거는 평범함을 잃은 거 같다. 다른 사람들한테 평범한 게 우리한테는 낯설고 특별한 게 되버린거 같다. 고민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

진> “많은 팬분들의 사랑을 얻고, 친구들을 잃었다. 바빠지니까.”

◇“바닥에서 올라온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 음악 그 자체”

― 다른 한국의 아이돌팀과 본인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슈가> “우린 우리 무대에 자부심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무대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무대를 사랑하고,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우리가 다년간 쌓아온 히스토리와 진정성에 차별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같은 포지션으로 온 팀은 없지 않을까.”

RM> ”서사와 공존 같다. 서사는 우리의 음악과 세계관에 녹아 있다. 우리만이 이야기한 청춘과 학교 이야기다. 나름의 청춘, 학교나 화양연화 같은 순간들. 우리 또래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서사와 스토리가 우리 음악에 있다. 그리고 ‘우리가 바닥에서부터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을 음악으로 들려준다. 거기에 대해 팬들도 자부심이 있고, 우리도 그렇다. 공존은, 우리가 서사를 만드는 배경이다. 멤버 어느 하나가 혼자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지 않는 거부터 시작이다. 솔로 하겠다고 나갈 수도 있고, 멤버 다들 각자 다 잘하는 거도 다르다. 그래도 우리는 각자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알고 있는 거 같다. 스케줄 펑크나 연습 안 하는 것 한 번 없다. 우리가 방탄소년단이라는 팀 브랜드 하나를 위해서 같이 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다.”

슈가> “다 같이 가는 거다. 우리 팀에는 ‘내가 ‘하드캐리(혼자 주도한다는 뜻의 은어)’한다’는 생각을 하는 멤버가 없다. 방탄소년단이 중요하고 그 자체만 생각한다.”

RM> “내가 춤 실력이 좀 떨어지는데 그래도 안무를 열심하는 이유는 내가 잘 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 그림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런 거다. 그림에 맞춰주고 싶다는 그거만 생각한다.”

― 끝으로 멤버 각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진> “행복해지고 싶다. 엄청난 목표가 있는 건 아니다. 지금처럼 웃고 행복한 삶이 지속됐으면 좋겠다.”

지민> “(지금 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 하고 있는 부분에서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스스로 봤을 때도 ‘진짜 오늘 멋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이홉> “믹스테잎(힙합 등 주로 흑인음악 장르에서 기존의 노래를 리믹스하거나 그 노래 위에 랩을 해서 녹음해서 만드는 앨범)을 내고 싶다. 지금 준비 중이다. 빨리 발매를 하고 싶다. 그냥 몇 곡짜리 믹스테잎이 아니라 앨범 수준으로 하고 있다. 스스로는 ‘RM이나 슈가형도 믹스테잎을 했는데, 내 색깔을 담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미국이나 다른 해외 팬들이랑 소통을 해야 하니까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

정국> “올해도, 내년도,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다. 노래나 춤부터 곡도 잘 쓰고 싶고, 언어도 잘하고 싶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내가 하고자 했던 걸 한 미루고 게으르게 생각하지 않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뷔> “다양한 매력이나 다양한 분야로 연기를 더 하고 싶다. 사진도 더 공부하고 잘 찍어보고 싶다. 가수로서, 방탄소년단의 멤버로서는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여러 분야로 멋진 활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슈가> “궁극적인 목표는 제가 음악을 그만둘 때는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다.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시기가 아주 멀었으면 좋겠다. 음악을 꽤 오래했는데 지금까지 해온 시간보다 앞으로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RM> “‘러브 마이 셀프’가 꿈이다. 죽기 전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웃음).”

 

 


201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