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지민 특유의 아름다운 춤선에 대한 고찰
피겨&발레 덕후 시점에서 본 지민이 춤선의 숨은 비결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세상 사람들이 우리 지민이 천재인 거 알아야 한다(엄근진) 분석글 특성상 타인과의 비교가 있으나 우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케이스의 참고일 뿐이다.
많은 분들이 지민이의 춤선이 예쁜 이유를 단순히 현대무용을 전공해서 혹은 목을 유난히 잘 써서 정도라고 알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둘 다 정답이지만 내가 보기에 지민이의 댄스 기본기를 탄탄히 잡아주고, 춤선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는 ‘발 끝’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한다.
피겨를 좋아하고나서 나에게 생긴 버릇이 춤출 때 상체보다는 하체 위주로 보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상체는 팔을 허우적거려서 화려하게 보이면 눈속임을 할 수 있지만, 이 모든 박자를 받쳐주고 있는 것은 하체거든. 그래서 처음 춤을 배울 때는 스텝 연습만 죽어라 하면서 기본기만 다지는 거다.
아미라면 ‘현대무용 전공한 지민이의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봤을 것이다. 평소에도 발을 대칭해서 있는데, 이는 발레에서 파생된 기본 동작이다. 발레 전공은 아니었지만, 모든 무용의 뿌리는 발레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무용수라면 필수인 동작. 실제로 고등학생 때 발레 수업도 받았다고 한다.
지민이의 모든 장점과 필살기를 full open한 곡이라고 생각하는 LIE
단체곡이 아니니깐 고유의 색을 죽여서 융화될 필요가 없으니 있는 그대로의 춤선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다리를 X자로 교차시킨 발레 발 동작을 기본으로 하는 자세가 많다. 이때 지민이 본연의 춤색을 볼 수 있는데
상체의 움직임도 부드럽고 아름답지만, 진정한 무용수는 스텝으로 말한다. 이제부터 발끝에 주목하자.
먼저 1-2번 포지션(원래는 180°지만)의 응용 동작이자 평소 버릇이기도 한 발 뒤꿈치를 마주본 채 대칭을 이루는 자세이다.
LIE의 전체적인 직캠 보면 알겠지만 백댄서들은 이런 발동작이 아니다.
댄서들은 일정한 모양 없이 제각기 흐트러져있는데 지민이만 저런 식으로 항상 대칭을 유지하고 있다.
왜냐? 발레와 무용은 ‘좌우대칭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이지. 발가락 끝까지 힘을 줘서 바닥에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고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지민이가 자주 사용하는 3-4번 포지션은 발가락 끝을 바깥쪽인 정반대 방향으로 돌리되, 뒤꿈치끼리 마주보게 붙이는 자세이다.
직접 따라해보면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심도 못 잡고 기우뚱할 것이다. 선천적으로 아예 안 되는 사람도 있고.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상태에서 춤을 추는 것이다.
이러한 3-4번 포지션의 응용 동작을 살펴보자.
첫 번째 사진은 발목이 많이 돌아가서 뒤꿈치끼리 마주본다. 벌어진 각도를 보자. 말이 안 되는 유연성이다. 일반적으로 골반이 이 정도까지 열리지도 않는다.
반면에 두 번째부터는 발가락을 몸의 중심부쪽으로 끌어당겨서 발끼리 마주보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로 하기 힘든 동작이다. 기본적인 유연성이 타고나지 않으면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되는 사람도 많다.
첫째, 골반이 열린다. 둘째, 발목이 돌아간다. 셋째, 중심을 잡는다.
이 상태에서 목을 꺾고, 상체를 움직이면서 춤을 추는 건데 웬만한 균형감각으로는 어림도 없다.
말도 안 되는 컨트롤과 균형감각이라고 하는 이유는 위 사진을 보자.
지민이는 춤출 때 ‘발의 진행방향’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사진을 보면 오른발이 나아가는 방향이랑 왼발이 나아가는 방향이 아예 다르다. (지민이 기준)오른발은 정면, 왼발은 측면을 향하고 있는데 이게 왜 대단한 거냐면
일반적인 방송안무를 추는 댄서들이랑 비교해보자. 다들 오른발과 왼발의 진행방향이 같은 걸 확인할 수 있다. 상체를 따라서 발도 함께 옆을 향해 있는데, 오직 지민이의 왼발만이 정면을 향해 있다.
어쩌면 댄서들의 경우가 몸의 당연한 반응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상체 동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체가 안정적으로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몸은 본능적으로 발이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민이처럼 각 발의 진행방향이 다르면 그만큼 중심 잡기가 힘들어진다.
즉, 빠르게 바뀌는 안무 중에도 발끝까지 컨트롤하는 건데 전문 댄서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인지해도 쉽게 할 수 없지만) 사소한 차이가 전체적인 춤선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단면적으로 위 사진만 봐도 댄서들은 몸선이 각자 다른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데, 지민이는 >모양처럼 몸의 각도가 분명하게 나온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깔끔하게 눈에 확 들어오게 되는 원리이다.
다음으로 발레에서 기본 중의 기본인 ‘포인’이라는 발 모양에 대해 살펴보자. 무용을 할 때는 반드시 포인을 유지해야 한다. 이거 안 되면 발레 포기해야 됨.
발가락은 안으로 오므리고 발등을 둥글게 튀어나오게 하는 모양인데 턴 돌 때도, 공중 다리도 이 자세를 유지해야 동작이 예쁘게 보인다.
포인은 중요한 포인트이자 기본인데 너무 기본이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포인이 되냐/안 되냐에 따라서 무용가로서의 자질이 판가름 난다고 해야 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어릴 때 발레 배웠다, 무용과 출신’ 이런 거 안 믿는다. 그냥 춤출 때 포인이 되냐 안 되냐만 보면 견적 나온다.
그렇다면 지민이가 현대무용 하던 시절을 보자. 발끝이 정확하게 포인이 되어 있다. 이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공중동작이 순식간에 지나가서 재생을 멈추고 자세하게 보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띄지도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민이는 점프하는 그 짧은 찰나에도 항상 발끝은 포인을 유지하고 있다.
무용 춤선 바꾸느라 애먹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감각은 남아있는듯 하다. 점프의 높이나 공중동작의 정확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고난도 동작에서 꼿꼿이 포인을 유지하고 있는 발등에 집중하자.
발바닥이 땅에 붙어있는 때와 차서 날아오르는 순간에는 평범한 ~자 모양이었다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포인 모양으로 바꾼다. 고로 점프할 때 공중에 떠있는 몇 초도 발 끝까지 신경써서 힘을 주고 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아까 위에서 말했던 발의 진행방향. 옆에는 타가수라서 지민이만 편집했지만 다들 왼발-오른발-상체의 진행방향이 당연히 동일하게 따라갈 때 지민이만 각각 컨트롤 한다.
발 포지션과 포인. 이런 디테일이 모여 고유한 춤선에 일조한다. 보통 양발을 벌려 중심축을 넓게 확보하지만, 지민이는 발을 한점으로 모아 전신의 선을 하체까지 곧게 쭉 뻗어준다. 사실 무용수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지탱하고 있는 셈이라 정교한 기술과 신체적인 능력이 없으면 시도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무용의 꽃, 턴(Turn)
지민이는 오르골 인형이죠? 개인적으로 지민이 턴 정말 좋아한다. 요즘 콘서트에서 턴을 많이 돌아서 기쁘다! 자료는 많지만 대표적인 것만...
피루엣 턴! 돌기 전 준비 자세가 4번 포지션, 시선을 정면에 고정하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서 중심축을 잡은 뒤 아웃턴
피겨로 치면 업라이트 스핀.
중심축이 올곧아서 흔들리지 않고, 상체가 불필요하게 열리지 않는 게 큰 장점이다. 피겨스케이팅 볼 때 스핀에서 상체 열리는 걸 무척 싫어해서(스피드 떨어져서 회전이 안 됨) 몸을 착 감고 공기랑 마찰을 줄이는 게 너무 좋다. 아마 피겨 했어도 엄청 잘했을 거다.
공중 턴에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도약점-착지점의 일치성 / 공중자세 / 높이’
이 과정을 세세하게 관찰해도 버리는 동작이 없다. 공중에서 도는 순간에 free leg를 대각선으로 세우고 자세를 잡아서 어떤 모양을 표현하고 싶은지 전해지고, 깔끔해 보인다. 이와중에 도약점=착지점 같은 거 실화냐
하 그리고 대망의 Lie 턴 나왔다! 입덕부정기 겪던 나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와주신 2016 MAMA
균형감각이나 중심축은 앞서 주구장창 말했으니 패스하고, 턴 동작만 보면 이것도 발레의 한 종류이다. 상체를 뒤로 젖히고 다리를 드는 애티튜드라는 동작인데 발레 공부가 아니니 용어는 이쯤 해두고
보통 여자 무용수가 하는데 남자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목과 상체를 뒤로 확 젖혀서 만들어낸 우아한 선을 보세요. 발레에서는 턴을 돌 때 시선을 정면에 꽂아서 고정한 채로 회전하는데(그래야 안 어지러움) 고개를 뒤로 제끼는 고난도 응용 동작
하지만 이 턴이 왜 개쩌냐고 물어보면
저 애티튜드 턴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또 다른 턴. 계속 빙글빙글 도는 게 뭐가 대수냐 싶지만 No!
일단 지민이는 오른손+오른발잡이라서 시계방향 턴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첫 번째 애티튜드 턴은 시계방향 1회전, 이후에 양발 업라이트 자세로 2회전 도는데
이건 잘 보면 반시계 방향! 그리고 마저 공중점프로 1회전을 돌아서 총 ‘시계방향 1회전 + 반시계방향 3회전’을 돈다.
이렇게 갑자기 턴 방향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몸이 원래 돌던 방향대로 계속 회전하려 하는 원심력이 적용된 상태에서 근육의 힘만으로 움직임을 멈추고 반대방향으로
전환하는 건데 이렇게 하면 중심축도 흐트러지고, 회전 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피겨에서는 점프를 뛰기 전에 역방향 스텝 턴으로 진입하면 난이도를 높게 평가 받아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거든.
처음 이 춤을 봤을 땐 너무 충격적이었다. 가요시상식에서 이런 귀한 인재를 발견하다니
내가 지민이의 실력이 무섭다고 하는 이유. 지민이가 센터에 서면 특유의 춤선와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한다. 킬링파트 댄서임과 동시에, 모든 시선을 자신에게로만 빼앗아 와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런 건 연습한다고 생기는 능력도 아니고, 무용을 했다고 해서 저절로 탑재되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지민이의 홀리는 표정과 휘감는 상체 움직임에 매료되어 있지만, 이 모든 걸 떠받치고 있는 건 그의 발 끝. 다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부터 이 모든 걸 지지하고 있는 실력과 디테일에 해답이 있다.
지민이는 워낙 노력가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타고난 천재에 가깝다. 즉, 노력하는 천재
지민이의 춤선은 정석의 칼군무보다는 자유분방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지민이야말로 누구보다 기본에 충실하다.
피카소가 특유의 그림체를 만들어내기 전까진 사실적인 구도로 작품을 그려냈던 것처럼
지민이는 탄탄한 기본기에 자신만의 그림체를 얹어 다른 차원의 분위기를 풍기는 무용수이다.
출처:
방탄소년단 지민 특유의 아름다운 춤선에 대한 고찰
— 미야비 〜みやび〜 (@MiYABi_BTSuga) November 25, 2018
피겨&발레 덕후 시점에서 본 지민이 춤선의 숨은 비결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 세상 사람들이 우리 지민이 천재인 거 알아야 한다(엄근진) 분석글 특성상 타인과의 비교가 있으나 우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케이스의 참고일 뿐이다. pic.twitter.com/yIRaUqob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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