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야 휴가가 있잖아요. 제 행복은 나를 지탱해 주는 '일'이라는 게 있고, 근데 물론 이 핵심에는 방탄소년단이 있고, RM이라는 어떤 나의 사회적 자아, 페르소나라는 게 있는 거고. 제가 일을 해서 사람들한테 뭔가를 주고 저도 그 사람들한테 뭔가를 받고 그런 걸 누리고 같이 곁에 두고 이런 게 그냥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제 가장 고차원의 행복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 투어가 저한테 가져다준 건, 그냥 '내가 좀 비빌 언덕이 하나 확실히 있구나' 그 생각을 많이 했다고 생각을 해요. 뭐, 솔직히 이제 저도 앞으로 30대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서 계속 끊임없이 생각을 하거든요. 뭘 준비해야 될지 그리고 내가 음악이라는 걸 어떻게 가져갈지 이런 걸 계속 고민을 되게 많이 하는데, 요즘에.
그 부분에서 어쨌든 내가 한 군데 뿌리를 박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앞에서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것들을 보여주고 그 사람들이 나를 보러 와주고 이런 것들을 제 두 눈으로 확인하고 살고 있잖아요. 그 모습은 어쨌든 내 베이스는 내가 지금... '나는 어쨌든 잘살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자'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데 가장 도움이 됐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알지도 못하는 미래와 30대 때에는 어떻게 BTS를 할지 뭐, 그런 제 능력 밖에 있는 일들을 갖다가 계속 끌어오는 게 아니고 지금 눈앞에 놓인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제가 제 존재의 의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요.
수만 명이 보이는데 그 가운데 저 혼자 있고 그분들이 저만 보는 이 시선. 그게 그리울 때가 있어요. 공연 끝나고 숙소에 왔을 때 그때가 가장 허무합니다. 그냥 제가 뭔가를 가졌다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런 기분.
저는 두 가지가 같다고는 생각을 하지만 같게 살지는 않아요. 방탄소년단 진은 항상 밝게 사는 것 같아요. 김석진은 그냥... 그냥 저 자신은 변한 게 없는데 정말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데, 제가 방탄소년단 진으로서 반대편에는 조금 힘든 삶도 살고 있다. 그냥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냥 저 자신은 변한 게 없는데 알고 있던 지인들이 저를 어려워하고 그런 사람들이 떠나가는 게 많이 안타깝기도 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제일 많이 잃은 것 같아요.
지금의 저를 구성하는 건 정말 우리 아미 여러분들, 팬분들이 있기 때문에 음악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이 되고. 무대에 오름으로써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니까, 제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니까 그 사람들로 인해 저도 행복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가는 마음이 더 생기지 않나
산을 오를 때는 혼자 오르는 사람도 있지만 같이 오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산 정상에 갈 때까지 그런 얘기하는 것들과 그런 추억들, 교류, 안좋은 일이나 좋은 일이 있더라도 같이 그 정상을 위해서라면 '다 이겨내고 가자'라는 그런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요.
그게 명예나 그런 걸 다 떠나서 우리 방탄 7명은 그냥 우리의 모습이 '우린 아직 그런 가수다'...
지금 제 목표는, 옛날에는 스타디움이었고 또 빌보드였고, 뭐. 근데 그런 걸 이루면 또 찾아야 돼요. 그런 걸, 물리적인 걸 또 찾아야 돼요. 그러면 그게 되게 일시적이더라고요, 목표가. '당장 뭔가 약간 마취제처럼 힘을 주는 것 이상의 어떤 걸 나한테는 못 주는구나' 그런 걸 알게 됐어요.
'나도 잘 모르겠다. 나한테 묻지 마, 그러니까. 내가 지금 여기서 열심히 하다보면 뭐가 또 있겠지. 그래, 그래미 공연까지 하게 됐어.' 그러면 그다음에 또 뭐가 있겠죠, 뭐. 뭔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목표가 없다는 건 아닌데, 우리 것을 잘하고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본질을 잘 파악을 하면 이게 자연스럽게 오는 것 같아요. 어떤 뚜렷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재밌게 즐기면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1순위, 그냥 지내오는 지금 이 순간인 것 같아요, 네. 이 순간이 굉장히 아름답고 빛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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